<나와 안산, 그리고 문학> 상록수와 반월에 반하다
지명이나 이름에 반해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23년 전의 일이다. 아침 신문에서 상록수와 반월의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안산은 상록수가 많은 도시, 밤이면 반월이 예쁘게 뜰 것 같은 환상을 갖고 안양에서 무작정 안산으로 이사를 왔다.
지금의 중앙역 맞은편 신도시는 논이 끝없이 펼쳐진 시골 아닌 시골이었고, 어디하나 정붙일 곳 없는 삭막한 도시로 자리 잡았다.
이곳을 뜨고 싶은 마음이 점점 간절해질 즈음, 캄캄한 밤하늘에 뜬 반월은 바삭하게 말라가는 감성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나에게 많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늘 이곳이 살기 싫어 투덜거리던 나를 가만히 기다려 준 우리 안산, 내가 사는 고장을 반월에 빠져 관심을 갖고 꼼꼼하게 바라 본 안산은 곳곳에 젊음이 넘쳐나는 곳, 다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 잘 정돈된 대부도의 해변을 걷다보면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명소로 손꼽히기도 한다.
또한 심훈 소설『상록수』의 주인공 모델이 된 최용신 기념관이 있어 문학의 구심점이 되기도 하는 곳이다.
더불어 나에게 소중한 것을 일깨워 준 안산여성문학회는 문학의 갈증을 해소하는 오아시스와도 같다. 아름다운 반월을 보며 이렇게 가슴 흔들게 한 안산은 꿈이 이루어지는 기분 좋은 고장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 나에게 안산은 초록이 무성한 상록수의 기운을 받으며 지명 또한 아름다운 곳을 바탕으로 반평생 곱게 늙어 갈 것이다.
정덕진 기자 asjn3114@daum.net
<저작권자 ⓒ 대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기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