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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선 컬럼 - BMC상담소장 문옥선

부모가 가진 두려움도 전이 된다

문옥선 | 기사입력 2021/12/15 [14:17]

문옥선 컬럼 - BMC상담소장 문옥선

부모가 가진 두려움도 전이 된다

문옥선 | 입력 : 2021/12/15 [14:17]

 ▲ BMC상담소장 문옥선     

 

보통 때면 원고가 이미 신문사에 넘어갔어야 했는데, 정리된 글은 컴퓨터에 저장해놓고 걸려온 전화 한 통의 상담전화내용을 정리해본다.

 

전화로 느껴지는 엄마의 음성에서 불안함이 느껴졌다.

 

딸의 상담일을 이른 날짜로 옮겨달라는 내용이었다.

 

따님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고 딸이 지난 주말부터 이틀째 방 안에서 나오지도 않고 울기만을 반복하고 있다.

 

그냥 우는 정도가 아니라 흐느끼며 울어서 많이 불안하다.

 

중학교 때 친구를 돕고자 했던 일로 왕따를 당해 억울해하면서 극복하느라 상담도 수개월 동안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딸의 현재 상태를 이야기한 후 자리를 옮겨 조심스럽게 주변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자녀가 셋인데 막내딸(상담의뢰자)이 초등학교 7살 때 남편과 별거를 시작했고 그 사실을 성인이 된 두 아들은 알고 있고, 딸에게는 아직 말을 안 해서 모르고 있다고 했다.

 

초등학생도 아닌 고등학생 딸이 아버지의 부재를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까? 정말 모를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또 원가족이 풀지 못한 많은 얘기들을 들으면서 엄마가 두려움이 많은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긴 통화 마지막에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두려움이 많으시군요! 엄마부터 상담받으셔야 겠네요.’ 라고 조심스럽게 던졌는데 엄마는 바로 동의하셨다.

 

어쩌면 엄마가 먼저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하는 마음에 통화를 마친 후, 불안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메시지를 보냈다.

 

“따님 때문에 많이 힘드시군요! 정성 들여 자식을 키우지만 부모로서 억울할 때가 참 많아요.

 

저도 공감하며 안타까워요.

 

문득, 법륜스님 글이 생각나서 보내드립니다.

 

아이를 성장하게 하는 방법인데요,, 인간은 남을 보살필 때 어른이 됩니다.

 

엄마가 아이를 과잉보호하면 아이는 절대 성장하지 않아요.

 

30살이어도 남에게 보살핌을 받으면 어린애이고, 15살이어도 남을 보살피면 어른이 됩니다.

 

요즘에는 부모가 아이를 위한다며 학교도 정해주고 직장도 정해주고 결혼까지 정해주잖아요? 더 커서 덩치는 큰데 엄마가 늘 어린애 취급을 합니다.

 

그러니 영원한 어린애예요.

 

그렇게 하면 부모는 죽을 때까지, 자식이라는 무거운 짐을 져야 하고 자식은 죽을 때까지 부모간섭을 받게 돼요.

 

아이가 가장 빠른 어른이 되는 법은 그 아이를 어른으로 대우해주는 거예요

 

다 잘 될 겁니다.

 

무조건 잘될 거라는 낙관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서 출발하면 그 일은 돌아갈 지혜를 얻을 수 있답니다.”라고 보냈다.

 

오늘 오후면 고등학교 2학년 학생과 만나게 된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경청하고 공감해줄 것이다.

 

그리고 힘든 고교시절을 마칠 때까지 홀로서기 할 수 있도록 마음 근육을 키워줄 것이다.

 

또 엄마의 두려움과 일치되는지는 만나봐야 알겠지만, 아이를 통해 중년을 통해 살아온 엄마의 삶을 다독여주고 깊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그 두려움이 딸에게 전이되지 않도록 잘 살펴야겠다.

 

관점을 바꾸는 일! 나도 해결하고 남을 도울 수 있으니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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