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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22) “제가 맡은 위치에서 할 일을 했을 뿐”

김종순 안산농협 본점 청경, 5천만원이 넘는 보이스피싱 피해, 순간의 기지로 막아

이태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6/23 [18:31]

칭찬합시다(22) “제가 맡은 위치에서 할 일을 했을 뿐”

김종순 안산농협 본점 청경, 5천만원이 넘는 보이스피싱 피해, 순간의 기지로 막아

이태호 기자 | 입력 : 2020/06/23 [18:31]

 

 흔히 우리는 성실함의 척도로 자신의 자리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를 두고 판단한다. 누구나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정도에는 차이가 있는 법.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 성실함은 빛을 발하게 되어 있다.

 

 성포동에 위치한 안산농협 본점의 매장 전반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김종순(50) 청경은, 오직 그의 말 만을 빌리자면,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한 것 만으로도 자칫 범죄 일당에게 넘어갈 뻔 했던 고객의 소중한 자산 5천400만원을 지킨, 최고 수준의 성실성을 발휘해 화제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19일 금요일 40~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은행에 들어왔다. 김 청경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손님에게 어떤 업무를 보러 오셨는지 물은 후 입장을 위해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설명을 했다.

 

자신이 보러 온 업무에 대해 얼버무리고 초조해 보이는 안색과 함께 그가 내민 스마트폰의 문자를 본 김 청경은 즉시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우선 그 손님을 안심시킨 후 은행의 과장에게 신속하게 보고를 했다. “문자에는 경찰청에서 보냈다는 내용으로 개인 정보가 모두 털렸으니 현금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는 순간 보이스피싱이 의심됐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충분히 속아 넘어갈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피해자가 될 뻔한 고객의 스마트폰에 원격조종 앱을 깔게 한 후(당연히 고객은 원격 조종 앱인지 알지 못 함), 카드사에서 5천400만원의 대출을 실행하게 했다. 이미 고객은 안산농협 부곡지점에서 1천400만원을 인출한 후, 나머지 금액을 인출하기 위해 안산농협 본점을 찾은 터였다.

 

 “한 번 처음 보이스피싱 조직의 논리에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경우는 제가 고객 스마트폰 문자를 볼 수 있어서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돼 천만 다행입니다.”

 

 김 청경의 빠른 판단과 안산농협 과장의 신속한 대처로 인해 고객은 보이스피싱 피해 목전에서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보이스피싱 일당이 뭔가 낌새가 이상했는지 고객의 스마트폰을 먹통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애초에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자연사랑이라는 성포동 지역 봉사단체를 통해 매월 학생들과 함께 노적봉 일대 환경 정화활동도 벌인다는 김종순 청경. 단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며 겸손해 하는 그녀이지만, 그녀의 빠른 판단력과 성실함은 몇 번이고 칭찬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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