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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선 컬럼 > 나의 이웃과 잘 지내시나요?

영화<언더더트리>, 나무 한그루가 부른 끔직한 싸움

문옥선 | 기사입력 2021/07/07 [18:49]

<문옥선 컬럼 > 나의 이웃과 잘 지내시나요?

영화<언더더트리>, 나무 한그루가 부른 끔직한 싸움

문옥선 | 입력 : 2021/07/07 [18:49]

 

주말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일기예보에 영화를 몇 편 찜해 두기로 했다. 내가 영화를 고를 때는 ‘영화인문학 밴드방’에서 검색한다. 진은영 강사의 영화선택이 절대적이기에 7월에 선정한 영화 <언더더 트리>를 먼저 선택하고 못 본 영화도 세 편을 찜했다.

 

주변 정리를 하고 영화를 보려했는데 영화포스터가 자꾸 신경이 쓰여 <언더더트리>를 바로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나무 한 그루 때문에 이웃이 서로를 의심하고 점점 수위가 높아지더니 결국 두 명이 죽음에까지 이르고서야 끝이 난 참담하고 우울한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심지어 나의 경험, 주변의 경험 그리고 상담을 통한 사례들이 계속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주거형태가 빌라형과 아파트형이 많아 층간소음에 관한 고충이 만만치 않다. 수년전 안산상록경찰서에서 지원의뢰가 들어와서 빌라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층간소음으로 윗층과 몇 번 얼굴을 붉히며 티격태격 싸우다가 수위가 점점 올라갔는데, 또 한 번의 다툼이 있는 날, 윗층 남자가 흉기를 들고 쳐들어와 휘두르는 바람에 놀라 경찰에 신고한 사례로, 층간소음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감지할 수 있었다.

 

최근 병원에서 상담한 45세 두 아이 엄마는 층간소음으로 밤새 잠을 못자고, 분통터져 자기집과 윗층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초인종을 누를까 말까를 얼마나 고민했는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런 일로 괴로워하는 게 말이 되냐”며 힘들어 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행복학교 동료가 같은 일로 ‘이러다 내가 돌겠다’며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울먹이며 하소연했다. 경험했기에 공감도하고 맛장구를 치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애를 썼던 기억도 스쳤다. 그 분은 그래도 행복학교도 수료하고, 또 맘공부도 꾀 하신 분으로 자기 자신도 잘 들여다보고, 알아채기도 잘하며 배려심도 많은 분인데 정말 도가 지나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흘러 되돌아보면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가 안 된다고들 말한다. 그런 환경에 처해 있을 땐,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단 하루도 더 못살 것처럼 견디기 힘들어진다.

 

어쨌든, 이웃과 친하게 지낼 수는 없더라도 층간소음으로 원수는 되지는 말아야하지 않을까?

 

<언더더트리>는 영화의 끝이 너무도 참혹하다. 큰아들의 자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편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한 상태에서 둘째 아들의 이혼 위기의 상황들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화나 분노 조절이 안 되어 올바르지 않는 방법으로 이웃을 대한다. 결국은 집안 창고에 있는 소소한 연장들을 휘두르면서 두 남자 모두 죽게 된다.

 

영화를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충동적인 것이 아니라 한 가정의 불편한 진실들이 쌓이고 또 많은 복선들이 깔려있다. 하지만 생각이 생각을 낳아 점점 키우다가 ‘한순간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을 보며 잔소리처럼 STAR법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주에도 오늘의 주제를 다뤄보기로 한다.

  ▲ BMC상담소장 문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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